일본어·일본문화 (日本語·日本文化)

일본기업들 외국인 채용 바람( 日本企業で外国人採用の風)

별이(スバル) 2010. 4. 19. 13:34

배타적 순혈주의 전통 깨 한국·중국·인도 인재에 눈 돌려

일본 최대의 온라인 쇼핑몰 업체인 라쿠텐(樂天)은 지난달 초 외국인 신입사원들을 위한 ‘런치 미팅’ 시간을 가졌다. 이 회사 미키타니 히로시(三木谷浩史) 사장의 생일을 맞아 올해 입사한 외국인 사원들을 격려하기 위한 이벤트였다. 미키타니 사장은 “해외에서 승부를 내기 위해 여러분 같은 글로벌 인재를 맞이했다”며 격려와 기대를 아끼지 않았다.

자국 국민이 아니면 안 된다는 배타적 순혈주의를 지켜온 일본 기업들이 글로벌 인재 채용을 대거 확대하고 나섰다. 라쿠텐은 올해 신입사원 447명 가운데 58명을 중국과 인도에서 뽑아왔다.

이 회사는 내년에는 외국인 채용 규모를 100명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시사주간지 ‘아에라’ 최신호가 전했다. 라쿠텐 간부는 “해외 진출이 주요 목적이지만 의욕이 넘치는 유능한 인재 발굴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대형 편의점인 로손은 처음부터 인재 확보 차원에서 외국인을 뽑고 있다. 2008년부터 외국인 유학생 채용을 시작한 로손은 지난해 신입사원의 3분의 1에 이르는 39명을 외국인 유학생으로 충당했다. 조만간 20명을 추가로 뽑을 예정이다. 이 회사 채용 담당 간부는 “그동안 사내 조직문화가 너무 단조로웠다”며 “외국인 직원이 새바람을 불어넣는 기폭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으로 눈길을 돌리는 기업도 나오고 있다. 대형 중장비업체 IHI는 취업난이 극심한 한국에는 인재가 넘칠 것이란 판단에 2008년 가을 현지 채용에 나섰다. 이를 통해 지난해 입사한 서울대 졸업생 이송현(24)씨는 현재 해외영업전략부에서 국제 업무를 맡고 있다. 그는 현재 사내에서 너무 적극적으로 일한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유망한 인재로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 인사 담당 부장은 “일본인 신입사원만 뽑으면 이렇게 의욕적인 인재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변화의 배경은 인재난과 글로벌 경영 확대다. 일본은 저출산의 여파로 인재난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또 국내 소비 규모가 줄면서 해외 진출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도쿄=김동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