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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라도 그 앞에 길이 놓입니다, 눈앞에 펼처진길이 항상 아름답지는 않습니다. 때로 예기치 않았던 수렁이 발목을 잡고, 비죽 튀어나온 돌부리가 상처를 냅니다. 오직 위로라면 가끔 마주치는 너른 그늘과 향 좋은 바람뿐, 긴 생의 가운데 우리 앞에 놓인 길은 매번 변화하고 새로이 나타납니다, 지금 여기, 우리 앞에 또 다른 길이 열립니다. 다듬지 않는 원석처럼 찬란히 빛을 발함에도 역사의 상흔 속애 오래도록 갇혀 있던 길입니다. 길이 언제든 누군가의 앞에 새로이 열리는 것처럼 우리 앞에 놓인 이 길을 그대와 함께 걸어보려 합니다. 함께 걷는 이 길이 그 무엇보다 아름다운 동행이 될 것을 의심치 않습니다.양구에서 그대를 만납니다. -소지섭길의 이 안내팜플릿에 쓰여진 지섭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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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지섭길'(51km)
절반을 넘어 하나만큼,
51이라는 숫자가 가진 특별한 의미,
역사의 상흔을 지닌 땅은 천혜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한채
이제 드디어 사람들의 발길 아래 놓였다.
51km로 이어지는 길의 처음은
배우 소지섭의 갤러리로 꾸며진 백석산 전투 기념관으로 부터...
반세기 동안 사람의 발길을 허락하지 않았던 신비의 비경,
두타연에서 지뢰밭 길과 금강산 가는 길을 만난다.
곳곳에 도사린 지뢰라는 붉은 푯말과
바로 그 자리에서 발국된 녹슨철모와 철조망은 격전의 아픈 흔적,
전쟁의 상흔을 더듬어 길을 걷다 보면
비로소 아름답게 빛나는 자연이 마음으로 들어선다.
특히 이곳 두타연은 배우 소지섭이 코스중 가장 첫번째 코스로 지정되기를 희망할 만큼
그 경관에 감탕을 마지않았던 곳으로
절정에 오른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재로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관광객들의 안내소 역활을 하는 '두타연 소지섭갤러리'에서 군인들의 신원조회와 주의사항을 듣고
민간인 통제선안에 있는 두타연으로 출발했다.
곳곳에 지뢰와 뱀이 출몰한다고 절대로 개별행동을 해서는 안된다고 거듭 주의를 받았고,
양구군청 관광과의 공무원이 동승해서 양구의 지역적 특성과 특산물,지역활성화를 위한 여러가지 설명을 하는 가운데,
여군장교 지프의 호위를 받으며 만약을 대비한 엠블런스가 뒤를 따르며
20여분을 비포장도로위에 먼지를 폴폴 날리며 달려서 도착한 곳은,
절벽처럼 높다란 산이 병풍으로 둘러싸인 곳, 두타연이었다.
이렇게 환영플랜카드를 걸어놓고서...
현재 13km의 이길이 2년여의 공사끝에 51km연장해서 온전한 소지섭길을 만든다고...
이 두타연은 금강산자락에서 흘러내려온 청정수가 모이는 국내 최대의 열목어 서식지라고 한다.
곳곳에 지뢰가 있다는 표식에 둘러싸인채 길을 걷고 있다.
길을 걸으며 생각해 본다. 통일이 된다면 민통선안에 있는 수 많은 이 지뢰들을 어찌할꼬...
박수근그림이 DMZ부근 어느곳에 부인이 뭍어놨다는 설명이다. 이 보물들을 아직 찾지 못한 모양이다.
두타교.-지섭이가 포토에세이 책에 '두식앤띨띨'한쌍과 우산을 쓰고 건너던 그 다리이다.
우린 안전상의 이유로 끝까지 건너가지 못했다.
이름없이 산화한 군인의 무덤.
녹쓴 철모와 나무 십자가만이 이름모를 병사의 주검의 자리임을 알려주고 있다.
드라마'로드 넘버원'에서도 전사한 전우를 땅에 뭍고
이렇게 나무 십자가 위에 철모를 얹어놓고 이장우대위와 장병들이 눈물 흘리며 경례를 하던 장면이 생각이 났다.
통일의 소원을 담아 이 돌들을 쌓았을까...
일본인들은 어떤 마음으로 이 길을 걸었을까?
그저 소지섭이 걸었던 발자취이기 때문에 이 낮선 나라에 이 오지까지 오지않았을까?
우리의 시작은 그들과 같았을지라도 이곳을 걷는 우리의 마음은 결코 그들과 같을 수가 없었다.
이 나라 이 국토가 한없이 가련하고 애잔하게 다가왔다.
돌아오는길에 저멀리서 작업을 하고 있는 장병들이 줄지어 달리고 있는 우리버스를 발견하고
손을 흔들고 양팔로 하트를 만들며 인사를 했다.
이런 관광버스가 아니면 민간인 구경도 못하는 전방의 장병들이 짠해서
버스에 탄 모두가 열심히 답례로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해 주었다.
지섭이가 주는 쇼핑백가득 든 선물을 받아들고 돌아오며
지섭이가 그저 배우로 일개 연예인으로 머물지않고
첩첩두메산골 양구와 그 지역발전에 크게 기여를 하는 것 같아보여서
기특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는것이
강원도청에서 상이라도 주어야 되지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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