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직장암 수술을 받고 몸속의 병마와 함께 살아가면서도,
수도자이기 이전에 여린 인간으로 겪어야 하는 상실감과 관조를
나지막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강원도 "양구출신"의 시인, 이해인 수녀님의 새 책
<꽃이 지고나면 잎이 보이듯이>라는 산문집이 있습니다.
이 책의 마지막에 수록된, 강원도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시 "여정"을
소개합니다.
여 정
詩 : 이 해 인
태어나면서부터
나는 순례자
강원도의 높은 산과
낮은 호숫가 사이에 태어났으니
나의 여정은 하루하루
산을 오르는 것과 같았고
물 위를 걷는 것과 같았네
지금은
내 몸이 많이 아파
삶이 더욱 무거워졌지만
내 마음은
산으로 가는 바람처럼
호수위를 나르는 흰 새처럼
가볍기만 하네
세상여정 마치기 전
꼭 한번 말하리라
길 위에서 만났던 모든 이에게
가만히 손 흔들며 말하리라
많이 울어야할 순간들도
사랑으로 받아 안아
행복했다고
고마웠다고
아름다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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